회식을 하면 그 다음날까지는 굉장히 무기력하고 피곤하다.
목요일에 회식을 했으니, 토요일은 무조건 늦잠을 자겠다는 일념으로 금요일을 버텼고, 집에 오자마자 뻗어버렸다.
이런저런 꿈을 꾼듯 하고 눈 뜨니 새벽 5시
아직 비몽사몽하지만 한 번 눈뜨면 요즘엔 다시 잠에 들기 쉽지 않다 ㅠ
그래서 아침 6시까지 누워있다가 뛰러나갔다.
보통 혼자 조깅할 때는 그때의 상황, 컨디션을 고려하여 거리를 결정하는데
이번 주말은 아무 일정이 없었기에 발이 닿는 대로 뛰어보기로 했다.
안양천 부터 63빌딩까지는 약 9키로 정도 되는데 해가 아직 안 뜬 상태라 춥기도 춥고 지루하다.
여의도에서 노량진으로 넘어가는 길에 탁 트인 코스가 있는데, 마침 그 때 일출이 보일 쯤이라
노란 빛으로 가득한 한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른 아침에 나오길 참 잘했다.
맞은 편에서 오시던 어떤 러너분이 화이팅을 해주셨다.
그때 기분이 너무 괜찮아서 나도 러너를 만나면 화이팅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뭔가 해도 다 안 뜬 어눅어눅한 시각에 고생한다는 동질감이 우심방 한 켠에 있는 듯 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응원을 건냈던 모든 러너들이 똑같이 응원으로 대답해주었다.
러너들은 다 착하다.
잠수교에 도착하면 약 16키로 정도 된다. 여기서 더 갈 수도 있지만
돌아오면 3시간 이상이 걸리는데 3시간 이상 거리주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듯 하여
한강을 건너서 돌아오는 것으로 한다.

늘 느끼는 것인데 잠수교 ~ 이촌 ~ 마포 ~ 합정 이 코스는 늘 지루하다
그래서 중간에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 공원을 지나보려는 계획을 세운다.
혼자 벌써 22키로를 뛰고 여의도 공원 진입
여의도 공원엔 아니나 다를까 수 많은 러너들이 lsd를 하고 있었다.
나는 힘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간접적인 힘을 얻으러 그들과 함께 뛰어본다.
목적지까지 딱 32km, 3시간 정도 걸려서 주말 아침 달리기를 완료했다.
하루 종일 시끄럽고 뭔가에 쫓기는 현장에만 있다보니,
주말에 조용히 혼자만의 가질 수 있는 조깅만을 기대하게 된다.
인생은 어찌 될 지 모르기에, 소소한 행복이 있어야 버틸 수 있다고 했던가
달리기라는 소소한 움직임에 행복을 느끼는 내 자신에게 감사할 뿐이다.
요즘 염창동쪽에 괜찮은 카페를 찾아서 자주 가곤 한다.
목적지가 바로 이 곳인데 한강이랑 가까워서 뛰고나서 들르기 참 좋다.
러닝을 인증하면 달린 키로수 만큼 할인을 해주신다.
할인 받으려고 32km 뛴 건 아니었는데 ^^;
음료만 할인 받기 머쓱해서 스콘을 하나 같이 시켜보았다.
운동도 하고 여유도 찾고 스콘에 따뜻한 커피 한잔까지
이 모든 행복을 누리고도 아직 토요일 오전 11시이다.
다음에 언제 행복했는가를 기억하기 위해 글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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