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역하고 알게된 학교 후배가 해경 의경으로 입대하였습니다. 여기저기 써보다 다 안되어서 해경으로의 입대를 결정한 것 같은데, 제 영향이 컸으리라 생각합니다. 해경 전역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지 않거든요. 당시 저는 해경을 썩 추천하진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의경이 훨씬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에필로그의 주제는 해경의경이 추천할만한가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1. 휴가/외출 ★★★★☆ (4.5/5.0)
5.0만점에 4.5를 준 이유는 휴가를 진짜 잘나갑니다. 공군의 휴가 주기와 의경의 외출 주기를 합친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많이 나갑니다. 해경에서는 정기 외박으로 나가는데, 정기 외박이 72시간 이내 기준이라 3박 4일정도 됩니다. 그래서 보통 1달에 3박 4일 정기외박 한 번, 외출 한 번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건 평균치이고, 배마다 아주 다르기때문에 잘나가는 배는 저거보다 잘나가고, 못나가면 아주 못나갑니다. 외박을 못나가는 배는 의경 술먹고 사고치는 것을 무서워해서 그런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개 외출은 많이 나갑니다. (외출나가서 술먹고 들어올거 같은데..)
해경이 총 23개월로, 육군과 의경보다 2개월이 더 많은데, 그 2개월을 다 밖에서 보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생활여건(밥/시설) ★★★ (3.0/5.0)
해경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단점은 정박중에도 배에서 잠을 자야한다는 것입니다. 잘 곳이 따로 없기 때문이죠. 육해공은 병사가 대다수기 때문에 최소한이라도 편의를 봐주는 시설들이 있습니다만, 경찰조직에서의 의경은 지위도 맨 아래고 그 숫자도 제일 적기때문에 따로 육지에 잘 데도 없이 배에서 잡니다. 중대형함정은 크게 상관 없습니다만 정박때도 수면 아래에서 자기 때문에 잘때 물소리가 나곤 합니다. 뭐 하루 이틀 흔들리는 배에서 자는 것은 상관 없지만 군생활 내내 그래야 하니까 항상 피로에 쩔어있죠.
소형함정에 국한되어있긴 하지만 샤워시설도 썩 좋진 않고 제가 탔던 형기정은 샤워시설이 아예 없습니다.
대신 밥은 엄청 잘 먹습니다. 다른 부대가 대형취사이고 식단도 한정된 반면에 해경에선 부식운용이 아주 유동성있기 때문에 아침에는 시리얼에 빵, 주말엔 라면이나 떡볶이등을 만들어 먹거나 고기를 구워 먹거나 신메뉴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요리실력이 엄청 느는 것은 이 때 많이 경험을 해서인듯 합니다.
PX는 당연히 없기 때문에, 저는 부두정문 경비초소를 이용하여 쿠팡을 사용했는데, 침대에 커튼도 있고 콘센트도 있고 쿠팡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읍읍읍
3. 삶의밑거름 ★★★☆ (3.5/5.0)
해경을 나온게 다른 군대에 비해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생각해보면 일단 자기계발 하기엔 상대적으로 힘듭니다. 공부하기 위한 공간도 따로 없고, 배도 흔들리기 때문에, 저도 대형함정에 있을 때만 공부 잠깐하고 나머지 기간엔 그냥 놀았던 것 같습니다.
해경에서 요리를 배워둔 것은 꽤나 사회에서도 유용합니다. 그래도 요리를 할 줄 안다는 것은 흔치 않은 능력이기 때문이죠. 쿡방이 잠깐 대세일때 많이 늘긴 했지만.
대학생인 분들은 23개월인 것이 복학시기를 맞추기 꽤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개 1,2,3월이나 7,8,9월 입대때 경쟁률이 꽤 높죠. 그래도 붙놈붙. 정상인 처럼만 행동하면 시험엔 붙을겁니다.
의경이나 해경의경을 나오면 나중에 경찰시험을 특채로 볼 수가 있습니다. 공채보단 경쟁률이 낮아서 많이 선호들 하는데, 해경의경 출신들 중 10명중 2,3명은 직업 해경을 지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워낙 취직이 어렵기도 하고.. 해상근무를 하면 출동이 있기 때문에 초과수당이 많이 나와서 벌이도 꽤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해경을 지망하진 않기 때문에 그냥 요리 배운 거랑, 언제 배를 타보겠어 라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마치며.
저 역시도 입대할때 해경의경에 대한 글이 많지 않아 그냥 무작정 입대했었는데, 생각해보면 모르고 입대해서 나았을 지도...
그래도 여러분의 소중한 2년이니만큼 알고 입대하시면 조금이라도 인생계획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작성해보았습니다.
기타 궁금하신사항있으시면 댓글이나 방명록 남겨주시면 답변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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