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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전역하고 알게된 학교 후배가 해경 의경으로 입대하였습니다. 여기저기 써보다 다 안되어서 해경으로의 입대를 결정한 것 같은데, 제 영향이 컸으리라 생각합니다. 해경 전역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지 않거든요. 당시 저는 해경을 썩 추천하진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의경이 훨씬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에필로그의 주제는 해경의경이 추천할만한가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1. 휴가/외출 ★★★★☆ (4.5/5.0)

5.0만점에 4.5를 준 이유는 휴가를 진짜 잘나갑니다. 공군의 휴가 주기와 의경의 외출 주기를 합친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많이 나갑니다. 해경에서는 정기 외박으로 나가는데, 정기 외박이 72시간 이내 기준이라 3박 4일정도 됩니다. 그래서 보통 1달에 3박 4일 정기외박 한 번, 외출 한 번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건 평균치이고, 배마다 아주 다르기때문에 잘나가는 배는 저거보다 잘나가고, 못나가면 아주 못나갑니다. 외박을 못나가는 배는 의경 술먹고 사고치는 것을 무서워해서 그런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개 외출은 많이 나갑니다. (외출나가서 술먹고 들어올거 같은데..)

해경이 총 23개월로, 육군과 의경보다 2개월이 더 많은데, 그 2개월을 다 밖에서 보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생활여건(밥/시설) ★★★ (3.0/5.0)

해경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단점은 정박중에도 배에서 잠을 자야한다는 것입니다. 잘 곳이 따로 없기 때문이죠. 육해공은 병사가 대다수기 때문에 최소한이라도 편의를 봐주는 시설들이 있습니다만, 경찰조직에서의 의경은 지위도 맨 아래고 그 숫자도 제일 적기때문에 따로 육지에 잘 데도 없이 배에서 잡니다. 중대형함정은 크게 상관 없습니다만 정박때도 수면 아래에서 자기 때문에 잘때 물소리가 나곤 합니다. 뭐 하루 이틀 흔들리는 배에서 자는 것은 상관 없지만 군생활 내내 그래야 하니까 항상 피로에 쩔어있죠.


소형함정에 국한되어있긴 하지만 샤워시설도 썩 좋진 않고 제가 탔던 형기정은 샤워시설이 아예 없습니다.


대신 밥은 엄청 잘 먹습니다. 다른 부대가 대형취사이고 식단도 한정된 반면에 해경에선 부식운용이 아주 유동성있기 때문에 아침에는 시리얼에 빵, 주말엔 라면이나 떡볶이등을 만들어 먹거나 고기를 구워 먹거나 신메뉴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요리실력이 엄청 느는 것은 이 때 많이 경험을 해서인듯 합니다.


PX는 당연히 없기 때문에, 저는 부두정문 경비초소를 이용하여 쿠팡을 사용했는데, 침대에 커튼도 있고 콘센트도 있고 쿠팡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읍읍읍


3. 삶의밑거름 ★★★☆ (3.5/5.0)

해경을 나온게 다른 군대에 비해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생각해보면 일단 자기계발 하기엔 상대적으로 힘듭니다. 공부하기 위한 공간도 따로 없고, 배도 흔들리기 때문에, 저도 대형함정에 있을 때만 공부 잠깐하고 나머지 기간엔 그냥 놀았던 것 같습니다.

해경에서 요리를 배워둔 것은 꽤나 사회에서도 유용합니다. 그래도 요리를 할 줄 안다는 것은 흔치 않은 능력이기 때문이죠. 쿡방이 잠깐 대세일때 많이 늘긴 했지만.

대학생인 분들은 23개월인 것이 복학시기를 맞추기 꽤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개 1,2,3월이나 7,8,9월 입대때 경쟁률이 꽤 높죠. 그래도 붙놈붙. 정상인 처럼만 행동하면 시험엔 붙을겁니다.


의경이나 해경의경을 나오면 나중에 경찰시험을 특채로 볼 수가 있습니다. 공채보단 경쟁률이 낮아서 많이 선호들 하는데, 해경의경 출신들 중 10명중 2,3명은 직업 해경을 지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워낙 취직이 어렵기도 하고.. 해상근무를 하면 출동이 있기 때문에 초과수당이 많이 나와서 벌이도 꽤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해경을 지망하진 않기 때문에 그냥 요리 배운 거랑, 언제 배를 타보겠어 라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마치며.

저 역시도 입대할때 해경의경에 대한 글이 많지 않아 그냥 무작정 입대했었는데, 생각해보면 모르고 입대해서 나았을 지도...

그래도 여러분의 소중한 2년이니만큼 알고 입대하시면 조금이라도 인생계획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작성해보았습니다.


기타 궁금하신사항있으시면 댓글이나 방명록 남겨주시면 답변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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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신형 함정에서 가장 구형 함정으로. P-129

P정에 대해 나름 좋은 추억도 있고 해서 소형 함정으로의 발령을 희망했으나, 웬걸! 50톤급의 P정보다 더 작은 25톤의 특수정으로 발령이 날 줄이야.

직전 부서인 1002함은 건조된지 4년밖에 안된 신형이었는데, P-129정은 20년 가까이 되어 퇴역을 3년 앞둔 배이다. 여기서 퇴역이란 마치 퇴직처럼 배가 더이상 임무수행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될때 하는 것으로, 사람으로 치면 퇴직이다. 골골대는 배에 타게 되었으니...남은 4개월의 군생활이 골치 아파질 듯 했다.


사진1. 형사기동정 p-129정의 모습. 사람이 서있는 것과 비교해 보았을 때 정말 작다고 할 수 있다.


이 배는 왜 유독 조그마한 이유는, 불법 어선이 도망갈때 따라잡기 위한 더 큰 속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인데, 퇴역직전이라 어선은 커녕 1002함보다도 느리다.. 엔진 RPM을 꽤나 높이면 20노트까지는 나올 듯 하지만 배가 고장나면 너도 나도 안 좋기때문에 굳이 전속시운전을 해보진 않는다. 


이 배의 가장 큰 단점은 샤워가 불가능 하다는 점이다. 1제곱미터 남짓한 화장실엔 변기랑 세면대가 다다. 게다가 세면대는 머리도 못감을 정도로 그 부피가 작다...... 따라서 인근 다른 함정이나 5분이나 걸어나가서 씻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겨울에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샤워바구니를 들고가는 경험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듯 하다. 겨울이 싫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또 다른 단점은 침대와 취사장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규모도 작고 기름과 청수(물)을 담을 수 있는 공간 역시 부족하기 때문에 출동은 당일출동 또는 1박 2일이 전부인지라, 취사도 간단간단하게 해먹는 것이 대개 일상이다.


사진2. 작전수행을 가장한 연극


VJ특공대에 해양경찰을 찍을 일이 있었는데, 뭔가 이야기를 짜내야하는 방송이기에 형사기동정이 꽤나 괜찮은 아이템이었나보다. 형사기동정이 활동하는 모습을 찍어야 하는데, 사실 불법 어선이 시시때때로 있는 것도 아니고, 촬영하시는 분들도 1박 2일 내내 따라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인근 어선을 하나 섭외(..)를 해서 불법어선인 것 처럼 가장했다. 어선에 계류, 승선하여 조사하는 모습을 담았는데, 다들 어디서 해보셨는지 연기력이 기가 막히셨다.. 나중에 방송으로 보니 모자이크도 해놓으니까 꽤나 그럴싸했다.


4~5월쯤에 날도 풀리고 하면 어선들이 많이 나오고, 그땐 형사기동정도 꽤나 바빠진다. 순찰도 지속적으로 돌고, 당시 구명조끼 미착용을 단속하던 시기라서 특히나 더더욱 열심히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다. 물론 타를 잡는 나는 꽤나 체력소모가 심했던 듯 하다...


P정은 의경 정원이 4명인데, 이 배는 3명이다. 왜냐하면 침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1박 2일 출동때는 침대도 돌려써야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밑에 후임도 둘 밖에 없고, 그나마 한 명은 취사니까 말년에도 가차없이 일을 해야했다. 정말 말년병장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놀았던 기간은 말년휴가 나가기 전 열흘 정도 였던듯 하다. 


이상 더 잊어버리기 전에 작성해본 해경의경 이야기는 끝. 다음은 에필로그를 가장한 정돈 안된 잡다한 해경이야기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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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에서 배로 내려갈때의 장점은 내가 가고싶은 배를 선택하여 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비록 4개월밖에 없었지만 나 역시 배를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디로 갈지 고민을 했었다. 물론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던 배로 다시 갔으면 좋겠지만, 내 자리도 없었거니와, 후임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배를 물색하던중, 인천 경비함정 중에서 최고 신형이자, 8명중 4석으로 갈 수 있는 배가 있었다. 그 배는 바로 한강 2호, 1002함이었다.

*추가로 해경함정의 제원이나 역사등은 https://namu.wiki/w/%ED%95%9C%EA%B0%95%EA%B8%89



경비함정은 규모에따라 소형, 중형, 대형으로 나뉘고 그에 따라 하는 일도 조금씩 다르다. 

1002함은 넘버링이고 경비함정의 이름은 한강 2호이다. 1002함인 이유는 1000톤 급의 2번째 배라는 뜻이긴 한데 기존 30년동안 운행한 1002함이 퇴역하고 대체되어서 1002함이다. 마찬가지로 1000톤급 배는 한강 급이라고 불러서 1002함이 한강 2호가 되었다.

타기 형식은 워터제트 형식으로, 물 분사형식이라 대형함정임에도 시속 30노트까지 나오는 저력을 보여주지만 제원상 수치이고 실제론 안나온다.


250톤 ~ 500톤을 중형, 1000~5000톤을 대형함정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대형함정은 주로 광역, NLL의 경비를 담당하며, 그 구역에서 하는 일 대부분은 중국어선 단속이다.


1002함에서의 나의 역할은 보수팀에서 기관업무 보조였다. 정박중에는 주로 소화포, 소화기, 보수기구 관리 보조를 했었고, 출동중에는 기관 당직을 서는 것이 주 업무....가 명시적인 업무이고 출동중엔 야식을 만든다. 덕분에 까먹었던 야식 만드는 법도 기억났고 오히려 요리실력이 늘어났다.


15년 7월부터 16년 1월까지 6개월을 탔었는데 고생했던만큼 추억도 많은 그런 시기였다. 첫 출동때 대청도 인근으로 출동을 나갔는데 저 멀리 불빛이 대교처럼 보였다. 그래서 저게 무슨 대교냐 물었더니 교량이 아니고 중국어선 천여척이란다. 그런 기간 2달 정도는 서해를 인천부터 제주도까지 찍기도 하고, 한 달 30일중 정박 5일이었던 달도 있고, 정기 외박이 3박 4일인데 1박 2일로 짤렸던 적도 있었다. 정기외박이 없는 해경이라니! 해경의 유일한 메리트가 없어지는 순간이었다.


사진: 중국어선 단속장면, 노컷 뉴스




불법중국어선의 단속과정은 매우 위험하다. 해양경찰 소속의 특공대와 일반 경찰로 이루어진 해상특수기동대가 저 사진 위의 주황색의 고속단정을 타고, 도망가는 중국어선에 올라타야한다. 날씨가 안 좋으면 멈춰있는 배에 올라타는 것도 위험한데, 10 노트 이상의 배에 올라탄다는 것은 한 순간의 타이밍만 놓쳐도 바로 바다에 빠지거나 운이 없으면 배에 부딪히기도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또한 순순히 조사에 임해주면 고마운데, 불법를 저지르면 잡히지 않으려고 흉기로 저항을 하거나 배 위를 거북선 처럼 철심들을 박아둔다. 해경 장비의 발전속도가 더딘데 비해, 어선들의 저항 강도는 어마어마 해진다. 세월호 사건 이후로 해경의 이미지가 썩 좋지 않으나, 현장의 해양경찰 공무원들은 소방관 급으로 고생한다. 물론 비교할 수 없이 두 직종 모두 사명감없이는 할 수 없는 고생하는 직종이다. 


대청도 인근에서 불법중국어선을 잡게되면, 인천으로 압송해야 하는데 16시간 정도 걸린다. 2교대로 8시간동안 중국어선을 타고 압송했던 적도 있고, 그 중국어선에 타기위해 단정을 타고 올라가다가 바다에 빠질뻔 한 적도 있고.. 아침 7시에 작전을 개시하여 밤 11시 12시쯤 끝나는게 출동 대부분의 일정이었는데 계속 대기를 하고 있어야 하니 그것도 죽을 맛이었다. 그리고 나서 끓여먹는 라면은 정말 꿀이었다. 남들 다 있는 군대에서의 라면 맛이 이런 것인가 싶었다.


중국어선 시즌이 꽃게가 번창하는 5월과 10월인데 7월 전역할때까지 중국어선 시즌이 한 차례 더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다른 배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던 소형함정으로의 발령을 도모했고, 해경생활의 마지막은 의경부서중 유일한 특수경비정, 형사기동정 P-129정이다.

다음편은 형사기동정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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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경찰서, 2014년 11월 19일자로 정부조직법이 개편되어 그에 따라 지금은 해양경비안전서이다. 이런 해괴망측한 이름이라니

어떤 지역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인천은 유독 바다가 넓고 그에 따른 해상치안수요도 높다보니 파출소에비해 경비함정이 좀 많은 편이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 비해 해상근무를 오래해야하는 것은 단점이다. 


처음엔 무조건 배를 타야하고 배를 좀 탔다 싶으면 발령턴이라고 해서 언젠간 배를 떠나야 한다. 그러면 다른 배를 가거나, 육상을 밟을 수 있는데, 원칙은 한 번이 보통이다. (어딜가나 예외는 있으니까..)


육상근무는 파출소(지금은 해양경비안전센터..역시나 이상한 이름이다)와 경찰서가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있다. 파출소는 의경 2~3명이서 근무하고 경찰서는 무려 30명.... 직원도 더 많으니 파출소가 더 나아보이는건 당연하겠다. 경찰서는 30명이나 되어서 똥군기가 엄청 났다. 막내들에겐 거의 지옥으로 끌려가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그 이유는 첫번째로는 선임이 29명이나 된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렇게 고생해서 짬이 서서히 올라가서 경찰서에서 꽤 편해지겠다 싶을때 배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점이고 세번째는 처음에 발령받으면 전입기간이라고 해서 일을 배우라는 명목하에 2주이상 노예부리듯 굴린다...데굴데굴. 이 기간에는 지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해야한다. 그리고 전입기간이 끝나는 것을 전입을 풀어준다라고 하는데 풀어주는건 경찰서 내무반장 마음이다.


경찰서 의경들도 보직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1. 자체경비대: 경찰서의 꽃. 해경이 아닌 경찰청 소속의 의경들의 주 보직이다. 키와 덩치를 많이 본다. 경찰서에 먼저 들어서면 대하는 사람이 이들이니 경찰서의 얼굴이라나 뭐라나. 그래서 처음 신임의경들중 키와 덩치가 크다 싶으면 선임들이 '넌 경찰서 가야겠다'라고 한다. 정말 죽을맛이다. 어쨌거나 해경도 경찰서가 있으니, 경찰서 정문을 지키고 부두 정문(해경이니까)도 지킨다. 보직의 전문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기때문에 말년병장들의 마지막 보직이 되기도 한다.(일을 시키긴 해야하니까) 

2. 상황실: 자체경비대 다음으로 비율이 많다. 해경에도 사건사고들을 24시간 관제하는 상황실이 존재하는데, 24시간씩 3교대로 근무한다. 하는 일이라곤 24시간동안 컴퓨터 앞에서 전문을 보내는 것이지만 그 24시간동안 상황실 안에 계속 있어야 하므로 그것도 곤욕일 것이다.

3. 취사: 서 의경들끼리 해먹기 때문에 보통 막내가 취사를 한다. 타 군은 취사병이 군생활 내내 취사만 하지만, 해경에서는 막내때만 밥을 하고 이 역시 요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면 하기 싫어하기때문에 서취사는 대개 기피보직이었다.

4. 행정병: 정훈경이라고도 부른다. 의경지도관의 사무보조라고 생각하면 된다. 2명이었는데 한 명은 의경 업무 보조, 또 한 명은 직원 인사 사무 보조를 맡았다. 그외 배에 기름 넣어주는 의경, 목공 등등이 있다.


나는 당시 경찰서와는 아주 거리가 먼 덩치와 외모였는데, 학력과 엑셀 자격증 이력 때문인지 4번의 '또 한 명'이 되었다. 




배에서 발령이 나서 짐을 싸는데, 정말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기억이었다. 그때가 15년 3월이었는데, 경찰서 29명중 선임이 27명인 28번째였다.. (내 밑의 한 명은 기수열외의 깍두기였다) 전입기간때는 외우라고 준 선임들 명단과 지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빨래, 청소 등등)을 도맡아 했는데, 사실 전입기간과 전입기간 아닌 것이 차이가 없는 것이, 전입이 풀려도 어짜피 막내라서 같은 일을 반복해야 했다. 하루를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일과시간때 사무실 올라가서 일을 하는 것이 더 나은 삶이었다. 구타및 가혹행위가 안 되니까 일로 조지는 것 같은 느낌...

사실 경찰서에서 막내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선임들은 막내가 당연히 해야지~ 이런 마인드였기 때문에 그런 악순환이 반복 되었는데, 나와 같이 고생하던 막내기수들 조차도 배는 타기 싫었기 때문에 버티는 것이 낫다는 마인드였다. 잘만 풀리면, 배로 다시 안내려가고 제대할 때 까지 육상근무를 할 수 있는 것이 경찰서의 매력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차기 발령지로 갈 수 있는 최소 근무개월은 4개월이었는데, 나는 최소 8~9개월 육상근무의 메리트인 경찰서를 결국 떠나기로 마음먹고, 잔류 여부에 X를 긋고 말았다. 그때, 경찰서 근무한 지 딱 4개월째 되는 15년 7월, 상경 1호봉때이고 당시 선임은 그대로 27명이었다.


이처럼 해경은 기수 운이 좀 천차만별이다. 잘풀리는 4명이 타는 소형 경비정에 일경이 서열 2위인 차석일 수도 있고 우리 기수처럼 꼬일 경우 상경을 달아도 청소와 빨래를 하며 막내생활을 전전해야할 수 도 있다.


다음 편은 가장 인상깊던 경험 1002함에서의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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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정.

속칭 P정이라고 부르는 이 배는 소형 경비정으로서, 연안해역 안전관리 및 불법어선 단속을 주 임무로 한다. 내 해경생활 첫 배이기도 하고, 과거는 미화된다고 추억도 많이 남은 곳이다. 경찰공무원 6명, 의경 4명 총 10명이 타는 50톤 급의 조그마한 배다. 배에 붙는 번호는 흘넘버로, 보통 배의 1호 2호 이런 것 과 같다. 인천에는 P-10,P-12,P-26,P-59,P-78,P-100,P-129 이런 배들이 있다. 


P정 막내로서의 삶.


막내는 취사업무를 담당하게 되는데, 총 10명의 식사를 책임지게 된다. 위생과 음식을 담당하다보니 취사장이나 냉장고가 더러우면 선임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다. 사실 혼나도 할 말은 없다. 평생 취사하는 것도 아니고 취사 열외하면 남은 1년이 넘는 기간동안 막내가 해주는 밥을 먹을텐데 깨끗한 밥을 먹고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막내때는 빨래 취사 설거지 청소 등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기때문에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고, 보통은 3개월이면 취사를 열외하는데 우리 기수는 기수가 아주 꼬인 덕에 나는 4개월 반동안 맞 후임이 없었고, 내 옆배의 후임은 무려 6개월동안 취사를 하는 참사가 ... 그쯤 되면 선임들도 안건드린다. 맛도 맛이고 알아서 하니까. 생각보다 선임들은 후임신경쓰는 것을 귀찮아 한다. 자기 외박을 어떻게 나갈 것인가 그 궁리만 한다.


소형 경비정은 혼자 취사를 하기 때문에 라면밖에 끓일 줄 모르는 나는 고민이 되었고, 실제로 3주 동안은 아주 사소한 것도 모르는 고문관이었지만 2개월이 지나는 기간에는 꽤나 다양한 요리를 시도할 줄 알게된다. 출동때는 밥만 하고 아무것도 안하는데, 4개월차쯤 되니 밥이랑 설거지가 모두 프로가 되어서 아침점심저녁을 빼니 무려 깨어있는 시간 16시간중 9시간이 되었다. 이 때 쌓았던 요리실력은 지금도 소소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가장 자신있는 음식은 비빔국수와 감자탕이고 내가 봐도 신박했던 기억은 냉모밀 육수를 직접 우려낸 것이다...


p-12정 생활 6개월동안 무려 5개월 가까이 취사를 하고 나머지 1개월을 맞후임을 받았다. 이때를 열외 막내라 하여 열막이라 부르며, 막내가 취사 밎 내무 잡일을 한다면 열막은 그 외 뱃일 막내이다... 밥만 안한다 뿐이지 일이 많은 것은 별차이 없으나 그래도 막내때보단 훨씬 낫다.


P정 열막으로서의 삶.


이때야 비로소 짬복(운동복)이 아닌 기동복을 입는데, 해경 의경들 사이에서도 꽤나 디자인이 괜찮은 옷으로 통한다. 


취사를 열외하고 하는 일은 사수를 보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뭐를 가져다 준다던가 짐을 옮긴다던가. 크게 갑판 조타 기관 이렇게 세가지로 나뉘는데, 

갑판은 선체 외부를 관리한다. 녹슬면 깡깡이 또 녹슬고 깡깡이 또 녹스면 깡깡이  깡깡이란 선체는 쇠로 되어있기 때문에 바닷물을 맞으면 염분에 의해 녹슬게 되는데, 부풀어 오른다. 이때 망치로 깡깡 쳐내서 그 녹슨부분은 벗겨내어 깡깡이다. 녹슨부분을 벗기고 다시 페인트칠을 하면 비교적 말끔해진다.

조타는 출동때 배를 몰게 된다. 타를 잡는다 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운전대의 그것과 느낌이 다르다. 물론 오른쪽으로 돌리면 오른쪽으로 돌지만 렉 걸린 컴퓨터 마냥 돌리면 좀 있다가 스르륵 하고 돌게 된다. 훽훽돌리게 되면 배가 기우뚱기우뚱 대니 적당히 돌려야 된다. 배가 그렇게 빠른 것이 아니라 답답하긴 한데 그래도 가만히 있는거 보단 시간 잘 간다.

배는 엔진으로 움직인다. 엔진을 많이 쓰면 주기적으로 윤활유를 교체해줘야하는데 기관 의경은 주로 이 업무를 한다. 사수와 같이 하게되는데 하다보면 각종 공구도 익히게 되고, 활용도도 늘어나서 사회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듯하다.


중 대형 함정에선 의경이 많아서 이 세가지 업무를 분담을 하는데, 소형경비정은 세개 다한다. 그래봤자 일이 별로 없어서 피정꿀이라는 단어가 생기기도 했다.


소형 경비정은 멀리 안나가서 인천 바다 섬도 구경하고 하다보니 꽤나 재밌었던 기억이 있다. 일도 별로 없고, 조그만 배들이 여러배 같이 있다보니 옆배랑도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 취사 열외하고 나서는 이 배만 타다 제대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좋았는데, 당시의 나는 나에게 닥칠 어마어마한 악의 기운을 눈치 채지 못했다. 막내 열외의 달달한 꿈을 단 1개월 느껴본 나는 3월의 어느날 어디론가 끌려가게된다. 


그 이야기는 해경생활 두번째 자대인 경찰서 기획운영계이다. 선임도 많고 악습이 만연한 그 곳으로 발령이 나게 된 것이다. 육상근무중 하나인 경찰서 근무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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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정 이야기를 하기 전에.. P-12정을 타던 시절 옆 배를 탔던 선임을 오랜만에 만났다. 마침 해경생활을 정리하고 있으니까 김밥 한 줄 사준다 하고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흔쾌히까진 아니고 심심했는지 한 번 해보겠단다. 선임은 김민진(가명)이라고 부르는 걸로.


우크롱(이하 우): 안녕하세요 김민진씨

김민진(이하 김): 안녕하세요.


우: 왜 해경을 선택하게된 계기는? 원래 알고 있었나요?

김: 뭔지 알았다면 안 왔을듯... 전혀 몰랐는데 이미 나이가 있어서 군대는 빨리 가야겠는데 당시 해경 상경이던 친구가 지금 신청하면 올 수 있다고 해서 면접이나 보러가자 해서 했는데 붙어버렸다. 


우: 해경 면접에서 붙는 팁은?

김: 팁이라고 할 것도 없이 웬만하면 붙는 것 같다. 몇 번 떨어졌다가 붙는 친구들 보면 딱 보기에 첫 인상이 군대에서 사고칠 듯한 아우라를 풍겼다. 

면접때 질문이 몇 가지 있었는데, 열받으면 뭐하냐 그래서 샤워하면서 노래부르면 화가 조절이 된다고 했다.

해경 무슨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아서 해양오염방지하는 일을 한다고 답변은 했는데 사실은 주범인 듯 하다.


우: 밥 맛있나요?

김: 그때 그때 다르다. 막내가 밥을 하기 때문에 잘하는 막내가 하면 맛있고 못하는 막내가 하면 라면을 많이 끓여먹곤 했다.

제일 맛있었던 밥은 김포파출소에서 육상근무 할때 밖에서 사먹은 아웃백이다.


김: 됐어 그만해. 


마치겠습니다. 다음화는 정말 p-12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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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기: 경찰서와 배 사이의 애매한 기간.



여수 해경교육원 마지막날 점심을 먹고 나면 열개가 넘는 버스가 줄지어 주차되어있다. 바로 각 발령지로 가는 버스들이다. 전국에 해양경찰서는 총 17개로, 그 규모에 따라 티오가 다르다. 예를 들어 인천은 관할 구역이 넓어서 의경도 많이 뽑고, 완도는 좁아서 의경도 별로 뽑지 않는다. 아마 기억으로는 인천 평택 태안 보령 부안 군산 목포 여수 완도 통영 창원 울산 부산 동해 속초 제주도 서귀포 ... 제대한지 얼마 안됐더니 기억이 나는 것도 신기하다.

아무튼 그 동안 친해진 동기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타는데 그 마음은 복잡하다. 어쨋거나 제일 큰 두려움은 선임이 있다는 것.

경찰서마다 다른데, 어떤 경찰서는 경찰서로 오자마자 바로 배로 보내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인천서는 일주일 정도 서대기를 시킨다. 의경들이 바로 배로가서 선임들을 만나면 어떤 사고가 발생할 지 모르니 경찰서에서 좀 적응시키는 차원에서 일주일정도 경찰서에 있는다. 경찰서에도 의경들이 근무하긴 하지만 절대 못 건드리도록 다른 공간에서 지내게 하고 있다.


전에는 생활 적응을 도우라는 차원에서 같이 있게 했는데, 과거에야말로 악습의 결정체였던 해경이었던만큼 구타 가혹행위등이 빈번했으며, 2013년도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 역시 2014년 부터 2016년 까지 군생활하면서 한대도 맞지 않았고, 영혼까지 털렸던 적은 몇 번 있었지만 구타나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물론 지금은 구타 기합 가혹행위등은 전혀 없다고 봐도 된다!


서 대기 하면서 선호 함정을 지원할 수 있는데, 소형함정(50~100톤), 중형함정(250~500톤), 대형함정(1000~5000톤)등이 있다. 함정별로 장단점이 있고, 의경들 중에서도 선호가 다 다르기때문에 딱히 추천해줄만한 코멘트는 없지만, 100톤이 안 좋은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나는 50톤급 소형함정인 P-12정에 발령을 받았다. 인생 첫 CREW로서의 P-12정 근무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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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후반기교육이라고 부르는 것을 해경교육원에서 2주간 받는다.

6주동안 뜻하지 않게 해군 군가와 제식을 배우며 해군으로 살아왔지만 이제 부턴 해경이다. 그런데 여기서 딜레마가 생기는 것이 6주간 필승이라고 경례를 했는데 이젠 충성이라고 해야하니 처음 2~3일간은 고치는데 애먹는다. 생각해보라. 6주동안 필승을 허락맡기위해 그 고생을 했는데 갑자기 "너넨 이제 필승말고 충성을 해야한다."라고 하니 마음처럼 쉽게 고쳐지진 않는다. 제도적인 문제로 인한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이다.


해경교육원의 정식명칭은 여수해양경비안전교육원이라는 다소 부르기 힘든 이름인데, 해양경찰교육원에서 해경해체이후 이름이 바뀌었다. 해경 해체에 대해 코멘트 하자면 그냥 이름만 바뀐 것이다. 이 곳은 해양경찰의 각종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인 셈인데, 2014년 4월에 새로 지었기 때문에 숙소와 시설은 꽤나 좋은편이다. 대개는 신임 경찰관과 기존 경찰관들의 교육이 주 역할이지만, 의경도 이곳에서 교육하기 때문에 직업 경찰 급의 시설을 누릴 수 있는 것은 꽤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무려 편의점도 있다!




해군에서 수료식을 마치고 여수로 넘어오면 세상과 만날 수 있는 외출의 기회가 주어진다. 정말 아쉽게도 당일 저녁에 복귀해야하기 때문에 집이 여수가 아닌 이상 집에 가기는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원래 원칙은 이런데, 내가 입대할 시기가 마침 추석 연휴와 겹쳤고, 모 일병의 자살로 인한 사회분위기로 인하여 사기진작 차원에서 4박 5일이라는, 전후무후한 휴가를 받았다. 후에 후임들에게 물어봐도 이 시기에 휴가를 받은 사례는 없었으니, 꽤나 운이 좋은 기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358기의 운은 거기까지. 해경의경 358기는 다른의미로 전후무후의 후임복이 없는 기수로 남게 되었다. 그 이유는 추후 적겠다.


쾌적한 숙소, 업체가 해주는 밥, 깔끔한 강의실, 군대보다는 덜 딱딱한 분위기등 모든 것이 해군 훈련소 보다 좋다. 하루 일과는 아침 운동  - 밥 - 수업 - 밥 - 수업 - 밥 - 휴식 및 청소 - 점호 - 취침으로 아주 무난하다. 이렇게 2주간 교육을 받고나면, 끝날 때쯤 시험을 본다. 이 시험 성적은 곧 발령지를 결정한다. 즉 인천해양경찰서에서 5명을 뽑으면 인천 1지망을 지원한 사람들 중 5등안에 들어야 한다. 그래서 수업분위기는 놀랍게도 고3 수능 일주일전 쪽집게 강의를 방풀케 하는 열기이다. 생각해보면 이런 분위기도 일리가 있는게, 2주간의 노력이 남은 21개월간의 지리적 이점을 결정하기 때문인듯 하다. 그렇게 시험도 끝나고 발령지가 결정나면.. 해경생활 마지막 꿀도 끝이나게 된다. 


나는 시험을 봐서 자대를 인천으로 발령받았다. 인천 라이프는 다음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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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훈련소때 어땠는지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서 이 글로 부족하신 분들은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가짜사나이)를 참고하시길.'


훈련소 들어갈 때까지의 카운트를 셀때는 자릿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두 자리일 때의 느낌과 한 자리일 때의 그 것은 또 다르다. 

두 자리일 때는 그동안 바쁘단 핑계로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맛있 거 보고싶은거 보며 많은 추억을 쌓는다. 그러다 한 자리가 되면 아무생각이 없다. 나의 경우엔 낮잠자는 것을 되게 좋아해서, 앞으로 2년간 낮잠은 사치겠지 이러고 일부러 밤에 조금 자고 낮에 좀 자는 상식 밖의 행동을 일삼기도 했는데, 입대 직전 분들이라면 생각해보시라. 집에서의 꿀같은 낮잠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겠나. 휴가때 집에서 낮잠잘 시간이 어딨겠나 버스타고 돌아다니기만 해도 즐거운 시간인 것을. 그래서 마지막날은 되게 슬펐다. 이제 맘 편히 잠잘 수 있는 날은 2년 뒤겠구나.

 

머리도 박박 깎고. 2 입소인데 서울에서 진해까지는 머니까 집에서 아침 6 30분쯤? 나온듯 하다. 속에 하나 얹혀있는 마냥 속이 좋지 않은 것이 찜찜했다. 문을 넘어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컨디션이 좋아도 모자랄 마당에 이렇게 컨디션이 좋지 않다니,,,,

 

12시쯤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근처에 딱히 먹을만한 장소가 없었다.. 그래서 차로 10분정도 나가면 있는 롯데마트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고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난했던 같다. 근처에 바가지 씌우거나 하는 식당이 혹시 있을지도 모르니까..

 

입대 전까지는 무슨 병영체험행사를 하는데 입대하는 마당에 그런게 눈에 들어올리가… 가족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 1분이라도 아까우므로, 2시에 맞춰서 들어갔다…

 

육군과 다르게 해군(해경) 항상 월요일에 입대한다. 월요일에 입대해서 6주째 수요일에 수료하는 형태인데 마다 특색이 있다.

주차때는 오리엔테이션 느낌이었다. 신체검사, 신상검사 등등 각종 신상 정보을 측정, 기록하기때문에 따로 몸이 고되질 않고 얼차려도 못주게 되어있다고 한다… 마디로 말하면 주차는 꿀이다. 하루는 아예 집에 사람은 나오라고 한다. 20~30 정도가 나가는거 같은데 생각해보면 당시 엄청 아프거나 그런게 아니라면 정말 미련한 짓이다.. 집에 갔다 다시오는 거면 제대일자도 그만큼 늦춰지는 거니까.. (나와 다음 기수는 77 차이가 났는데, 제대할 때쯤에 11주를 더한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끔찍했다)

 



 

육군훈련소와 다른 점은 육군훈련소는 훈련소 조교가 병사인데, 해군훈련소는

조교들이 부사관들 중에서도 선발된다고 한다. D.I.(Drill Instructor) 라고도 불리고, 빨간 모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병사는 아니기때문에 남다른 포스를 풍긴다. 십년 이상 팀장급 조교들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훈련병들을 굴릴 있는지 도가튼 사람들 같다.

 

아무튼 주가 끝나면 복종주, 극기주, 수영주 등등 주차별로 테마가 있어서 경례 구호도 그때 그때 바뀌고 마지막 주가 되어서야 비로소 해군의 경례구호인 필승을 때릴 있게 된다.

 

복종주는 봐도 얼차려를 줌으로써 민간인의 어리버리함을 떼고자 함에 의의가 있는 한데 어디나 그렇듯 일정 비율로 모자란 친구들이 존재한다.. 역시 군대의 꽃은 연대 책임.

 

수영주는 일주일 동안 수영을 배우는 기간이다. 기간엔 전투 수영이라고 해서 물에 뜨는 방법, 바지로 튜브만드는 , 사람을 끌고 가는 등등을 배우는데 나는 수영도 못하고 눈도 나빠서 안경 벗은 채로 수영방법을 배우려니 습득 속도가 굉장히 느렸다…

 

그리고 주가 끝날때 빠질 사람은 빠졌으니 소대를 편성하는데, 그때는 건강소대 (비만소대) 선발한다. 훈련소기간동안 살을 빼게 해주는데, 나도  입대할 당시엔 172 74kg 감량이 필요한 상태였기에 자원 참여하였다. 따로 특별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해주는 아니고, 밥먹으러 갈때 추가 운동을 하고, 간식은 주지만 정신적인 압박을 줌으로써 못먹게 한다. 근데 정말 신기하게 그때쯤 되면 독하게 마음을 먹는지, 다들 단게 땡길텐데도 안먹는다. (당연하지만 px 없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수영주도 끝나고나니 나도 68키로까지 빠진 상태였고, 거대한 친구는 15kg까지 빼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생에서 가장 독하게 체력을 기르는 기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드래곤볼에 나오는 수련의 느낌.

 

극기주는 어디 산에 가서 극기 훈련을 한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육군은 아니니까 텐트나 이런걸 치진 않고, 보다 작은 부대시설이 있다. 과거에는 밤에도 수시로 불러내서 훈련시켜서 이름이 야교대였다는데, 지금은 그러진 않는 듯하다. 야교대에선 걷는 것도 안되고 항상 뛰어다녀야 했던 기억이 있다.

극기주 마지막날 새벽에 야교대를 출발하여 행군끝에 원래 해군교육사령부로 돌아온다. 해군 행군의 최대 장점은 총만들고 행군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해군생활중에 군장을 찰일이 없으니 그런 것으로 추측한다.

 

해경의 입장에서 조금 써보자면 위탁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에 찬밥신세를 받는다. 해군에서 일반, 헌병, 조리, 시설 등등 다양한 특기가 섞여있듯 해경도 하나의 특기 취급을 받는데, 해군 교육 중간중간에 해경애들을 빼서 조리 준비와 설거지를 시킨다… 유독 해경이 많이 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해군의 역사나 이런 것들을 해경이 크게 들을 필요도 없거니와 시간에 설거지할 제군들이 필요하니..

 

마지막 되면 갖가지 피복들을 받는데 해군의 근무복과 해경의 근무복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생각해보면 해군의 근무복은 편의 위주이고, 해경은 대민위주의 보이기 위주이기때문에 그렇게 것으로 추측한다.



 

갖가지 훈련과 6주간의 설거지를 마치면 비로소 해군 훈련소는 끝이 난다.

수료식은 오후에 하게 되는데, 해경은 아침일찍 따로 수료식을 마친다.

그리고 나면 빨간모자가 아닌 파란모자의 일행들이 오게되는데 들이 바로 우리를 데리러온 바로 해경교육원 경찰들이다. 직업은 경찰관이지만 하는 일이 신임 경찰 의경을 교육하는 사람 되시겠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가게 되면 해경 23개월동안 가장 꿀의 시간이 다가온다.

 

훈련소편은 여기까지. 다음은 여수 해경교육원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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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선발시험

비교적 최근에 송도로 이전하여 지금은 아니지만 2014년엔 인천해양경찰서(現 인천해양경비안전서)가 연안부두와 월미도 사이에 있었다. 가는 방법은 그 앞으로 버스가 제물포역에서 33번 버스를 타면 인천해양경찰서 정거장으로 갔었는데 네이버 지도로 찍으니 집에서 2시간정도 걸리더라....

8시 반까지 오랬으니 집에서 6시엔 출발했어야 했으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갈까 말까하는 내적갈등을 수 없이 했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입대하러 가는 기분처럼 느껴졌는데 정말 입대하는 아침에 심정은... (말잇못.)




33번 버스를 타고 딱 내렸는데 바닷물 짠내가 확 났다. 하 바다긴 바다구나. 주변에 컨테이너박스랑 화물차량, 그리고 오래된 연안부두 건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 이곳이 '마계인천'의 기원이겠구나 싶었다. 물론 지금은 송도나 만수동등 살기 좋은 곳이 많은 것도 알지만 그 당시의 인천의 첫 이미지가 그러했으니 더 오래 인천의 괴스러움이 남아있는듯 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경찰서 건물처럼 해양경찰서가 있고, 그 옆길로 800m 정도 더 들어가면 전용부두가 있다. 해양경찰은 경비함정이 있기 때문에 따로 전용부두를 둔다. (대개 해군이나 다른 항구에 기생한다)  

정신 없어서 배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 곳에서 적성검사를 보았다. 적성검사는 대략 기업에서 보는 것이 아닌 화를 잘 조절하나요 등의 충분히 답변을 조작가능한 질문들 100개 가량이므로 자신의 인성은 잠시 접어두고 정답을 위한 적성검사를 보았다.

자리를 옮겨 체력검사를 보았는데, 기억에 악력 30kg 팔굽혀펴기 1분에 20개 윗몸일으키기 1분에 30개 인가 ... 최소한의 체력기준을 본다. 하물며 뭐 특공대뽑는 것도 아니고 일반 경찰관 뽑는 것도 아니니 고등학교 체육시간을 생각하며 가뿐히 통과하면 되겠지 생각했지만 사실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밖에 해본 적이 없어서 그 시간을 위해 팔굽혀펴기는 1달 전 부터 연습해 갔다...


세 개 다 통과해야 체력검사는 통과이고 마지막으로 면접을 본다.

얼마전에 해경합격한 친구가 있었는데 요즘 경쟁률이 좀 높았는지 바다관련 지식을 물어보는 듯 했다 뭐 NLL이 뭔지 아느냐, 서해 5도가 뭔지 아느냐 등등 그런데 내가 들었던 면접 질문은 서울 내륙지방에서만 살았는데 바다생활에 적응할 수 있겠냐였다. 뭐 아무데서나 잘 자고 적응 잘 한다 정도 얘기 했던 것 같다.


나는 빨리 신청한 편이어서 번호가 앞이었는데, 늦게 신청했으면 2~3시간 더 기다렸다 면접을 봐야할 뻔 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해경의경을 지원하고자 하시는 분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지원하시면 적어도 면접때는 편합니다.


이상으로 선발시험을 마치고 다음은... 훈련소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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